지난 금요일 오빠 생일이라고 사촌들과 모여 한판 거하게 술파티.

1차는 와인 삼겹살. 
안어울릴 듯한 조합이나, 제법 잘 맞는 와인 덕에 고기의 느끼함도 적고 와인 맛도 중상 이상으로 적당.

2차는 건대앞 차이나타운.
처음으로 양꼬치와 칭따오 접견. 훌륭훌륭. 
굉장히 리치함과 동시에 굉장히 깨끗한 맛이 공존하는, 칭따오는 참 훌륭했음.
그리고 자리가 무르익음과 동시에 오빠의 추천으로 등장한 공부가주.

뚜둥.

일단 코로 마심. 우와~ 향긋해~. 향이 진짜 진짜 후와왁 올라옴.
입으로 넣어봅. 우악 우악 우악.... 향긋한 향과는 달리 혀에 형용할 수 없는 맛이 남음.
도수도 셈.
끄아아악 끄아악 끄아아악....

그리하여 공부가주와는 안면만 튼 채로 다시 무난한 칭따오에게 돌아감.



그런데 재미있는 것이, 그만큼 마셨으면 엄청 취할텐데...
게다가 와인 맥주 중국술로 한바퀴 돌았으니 어마어마한 숙취가 강림하심을 각오했으나, 어쩐 일인지 다음날 말짱. 물론 남아 있는 알콜로 인한 헤롱헤롱 어질어질 힘든 상태는 지속되었으나 속이 메스꺼운 것도 머리가 아픈 것도 없었음.
뱃속에 전날 마신 모든 술이 공부가주로 화해 담겨져 있는 듯한 느낌이었음. 

신기한 술.
어쩐지 담번에 또 스리슬쩍 인사를 나누고는 제대로 친분을 쌓게 될 듯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