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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연휴를 이용해 이게 벌써 20년 가까이 된 영화였던가... 하며 봤습니다.
다시 봐도 좋으네요.
역시 논리싸움의 백미는 '자승자박' 아니겠습니까. 게다가 잭 니콜슨의 포스라니....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세상이 흑백으로 구분될 수 있는 거였다면 얼마나 살기 쉬웠을까...하는...
놀라운 건 누구라도 제셉장군이 빠질 수 있는 논리적 모순에 빠질 수 있을 뿐 아니라 심지어 너무나 빠지기 쉽다는 겁니다. 최전선 기지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어느정도는 그럴 수 있다고 느끼는 부분도 있구요.
중간에 보면 제셉 장군의 재미있는 논리가 나옵니다.
전출시켜?
그렇지, 그게 옳은 일이지
잠깐, 더 좋은 수가 있어
중대 전체를 딴데로 보내지
아냐, 부대 전체를 기지에서 철수 시키는거야
가서 철수준비 하라고 해
대통령 연결해! 기지를 포기한다
잠깐, 아직 걸지마. 한번더 생각해보지...
우린 산티아고를 훈련시킬 책임이 있어
나라를 지키는 사람들을 잘 훈련된 프로로 만들 의무가 있다는거야
그러니까 자네의 전출 제안은 당장은 효과작일지 몰라도 미국식은 아니지..
그건 안돼
훈련시켜야지
그러나 그 과정에서 '개인'에 대한 시야를 잃었습니다.
미국을 지킨다는 명목하에 개개인을 잊어버린 것이죠.
그에게는 오직 나라를 지키는 병사만이 있을 뿐 그 속에서 지켜져야하는 또 하나의 국민을 잃어버린겁니다.
그런데 또 아이러닉하게도 그 안에서 제셉 장군 '개인'은 남았다는 것입니다.
영화속에서 제셉 장군의 논리가 설득력을 잃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은 결국 그 부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자신을 희생하지 않으나 자신의 병사들은 희생할 수 있다면 결국 논리력을 잃겠지요.
결론은 그러했습니다만, 결국 이 영화는 관객에게 '신념'에 대한 '정의'의 문제를 남겨둡니다.
특히 전시중의 군대 내의 '정의'는 언제나 일반인의 감성으로는 쫓아갈 수 없는 문제인 듯 합니다.
요새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상황들을 생각하며 이 영화를 보다보니 남 얘기같지 않더군요.
그나마 제셉 대령은 국가 안보에대한 투철한 '신념'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장군들, 정치가분들은 ... 글쎄요, 어떠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