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진짜 펜 그만살거였는데, 나라에서 '소비쿠폰'을 준 탓에(?) 어쩔 수 없이(?) 영입하게 되었습니다.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펜앤아트라는 익숙한 매장이 있어 문의해보니 소비쿠폰을 받아준다지 뭡니까.
예전에 코로나 지원금 받았을 땐 여기서 TWSBI ECO 로즈골드를 영입했는데...ㅋ
나라에서 돈주면 펜을 들이는 패턴이 생겨버렸습니다.
원래는 오마스 볼로냐를 생각했는데, 제가 원하는 색상 모델은 품절이더라구요. 본사에 문의해도 더 이상 생산이 안된다고 하여 포기하고, 세컨 초이스인 마이오라로 낙점했습니다. 참고로 팬앤아트, aka 펜샵코리아는 비스콘티와 마이오라 정식 수입업체입니다. (얘네 땜시 비스콘티병도 걸렸었...ㅋ)

닙은 스틸닙과 14K닙이 있는데, 스틸닙은 비스콘티가 그렇듯 필감은 부드러워도 굉장히 사각사각 소리가 강합니다. 그리고 닙이 굉장히 단단한 느낌입니다. 대비되게 14K닙은 아주 쫀득합니다. 사각거리는 소리도 확 줄어들고 필감은 조금 더 부드러워지는 듯하더군요.
그냥 지원금 범위 근처에 있는 스틸닙을 살까 하였으나, 나라에서 또 만년필 사라고(아닐텐데!?) 돈을 줄 일이 뭐 있겠나 싶어 제 돈을 더 보태 쫀쫀한 금닙으로 질렀습니다.
폼페이 모델은 짙은 적자색과 그린색에 살짝 핑크한 밝은 점이 박혀 있어, 보타닉 가든이라고 해야하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 이탈리아 세계 유산에서 영감을 받은 시리즈라고 하는데 제가 폼페이에 안살아봐서 이 컬러가 맞는 것인지는 모르겠고, 화려한 듯해도 묵직한 맛이 있는 것이 아주 마음에 듭니다.




닙은 조금 길쭉하게 빠졌고 배럴은 살짝 굵은 편입니다. 레오나르도 모멘토제로와 비슷합니다.
닙은 길쭉하게 뻗었고, 뒤꼭지를 돌리면 피스톤의 노브가 안에 숨어있습니다.


뚜껑 상단엔 마이오라 이태리 적혀있고, 하단쪽엔 모델명과 넘버링이 되어있어서 - 왠 넘버링? 그랬더니 한정판이었군요. (예이~ ♪ )


세트로 나온 병잉크. 특이하게도 유리병 자체에 마이오라 마크를 깎아서 새겨놓았네요.
잉크색은 붉은 색인데, 노란계열의 적색은 아니고 살짝 핑키한 감이 도는 색입니다. 처음엔 좀 가벼운 컬러같아서 취향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마르면서 살짝 무게감이 더해져서 그렇게 발랄하지는 않은 색이 됩니다. 맘에 들어서 바로 펜입해줬어요.

볼로냐를 못데려온 건 마음이 아프지만, 또 재미있는 펜연(PEN緣)을 맨었으니 잘 지내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