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어떤 펜도 눈에 안들어와서 방심하고 있었다가
갑자기 닥친 복병 지름신!
1.1 스텁닙을 하나쯤 가지고 있어볼까... 하던게 지름으로 급물살을 탔습니다.
추적추적 비오는 금요일 퇴근길에 펜샵에 들렀더니 마침 하나 남은 마지막 재고가 딱 1.1닙이었습니다.
빠밤~ 신이 점지한 인연인가....!!
종이 뎅뎅 울리는 느낌이더라구요.
두근두근!!!
원래 저는 에코 취향은 아니고 580 취향이었는데....
요 화이트 로즈골드 조합은 에코의 펜 형태에 정말 잘 붙는다고 생각해서,
거의 두배에 가까운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질렀습니다. (나라에서 준 소중한 돈을 여기에 - ^^;;;;)
닙 분할도 괜찮아보이고 종이에 써보니 걸리는 느낌도 없습니다.
입이 찢어져 귀에 걸립니다.
사쿠라모리를 넣을까 유야케를 넣을까....하다, 가독성이 좀 더 좋은 유야케를 넣어 줬습니다.
그런데....
여신님의 축복은 여기까지.
세상에 공짜가 없다고, 여신님께서 뒤통수를 치셨습니다.
필사에 바로 투입해보니, 심하게 헛발질이 납니다.
한 번 끊기면 한참 다시 문질문질해야 잉크가 나옵니다.
짧은 펜 인생에서 가장 본격적인 헛발질에 당황하며, 마구 문방검색을 돌렸습니다.
아깝지만 유야케를 비우고 닙까지 분해해 한 번 꼼꼼히 세척하고 본의 아니지만(?) 파커 큉크를 넣어줍니다.
좀 낫긴 합니다만, 그래도 여전히 헛발질이 심해,
심장 쫄깃함을 감수하고 닙 슬릿을 살작 벌려주었습니다.
그 결과 -
처음 한 1/3~1/2페이지까지는 어떤 헛발질도 없이 콸콸 매끈하게 잘 나옵니다.
그 후 조금씩 헛발질이 나다 한페이지쯤 쓰고나면 아래와 같은 양상을 보이네요.
쓰지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쓰다 신경질 날 정도는 됩니다. (오렌지색 점 있는 곳이 헛발질 위치...)
우울...
큉크의 흐름도 좋고 닙도 살짤 조절해놔서, 잉크는 꽤 콸콸 나오는 느낌이 있는데도, 헛발질은 나네요.
ㅎㅎㅎㅎㅎㅎㅎ
어쩌지?
그러고 있습니다.
우선 큉크 다 쓰면 한 번 더 세척해주고.... ㅎㅎㅎ 몰라몰라.... 하며 하루를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