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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영화나 소설은 주인공의 삶에서 맞이하는 전환점, 큰 분기점을 다룹니다. 보이콰이어 역시 스탯이라는 한 소년의 인생에서의 큰 분기점이 되는 시기를 그리고 있습니다만, 그 시기에 명백히 종말을 고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제가 아주 좋아하는 소설 중 '드래곤 라자'라는 소설이 있는데, 그곳에 마법의 가을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보이콰이어는 딱 그 말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소년합창단에서 짧았던 한 시기, 기적같은 시기를 맞이한 소년 스탯의 절정기는 너무나 빠르게 끝납니다. 너무 일찍 어른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스탯은, 변성기조차도 너무 빨리 찾아온 탓이지요.
조금 더 첨부하자면, 스탯의 인생은 참으로 가슴 아픕니다. 그만한 재능을 가지고도 거지같은 눈 앞의 가정환경과 본인의 현실 때문에 온전히 그 재능을 즐기지도 못합니다. 반가워 한 적도 없습니다. 그저 눈 앞의 그 현실이 조금이라도 나은 하루가 되길 바라며 살 뿐입니다.
스탯 재능을 가장 피어나게 할 학교로 가는 순간 조차 스탯의 선택이 아닙니다. 그저 어린 아이는 주변 상황과 이기에 맞춰 이리 저리 흔들릴 뿐입니다.
그렇게, 스탯에게 있어 노래라는 건 자신의 선택이 아니라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이 세상에 자신이 있을 곳을 만들기 위해 매달려야하는 마지막 동아줄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그 처절한 몸부림 덕에 스탯은 겨우 자신이 설 자리를 부여받습니다.
비록 마법의 가을은 그렇게 빨리 흘러갔지만 말입니다...
* P.S. 01
스탯을 연기한 소년의 분위기와 눈매가 너무 서늘하여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굉장히 미형이면서도 선이 강한 것이... 장래가 몹시 기대되더이다.
* P.S. 02
참견쟁이 좋은 선생들은 많이 나오지만, 무조건 인도적 윤리적인 착함이 아니라 그저 프로페셔녈함에 의한 착함이라... 과하지 않은 캐릭터의 어우러짐에 의한 선한 결말도 괜찮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