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irector
    데이빗 핀처 David Fincher
  • Cast
    벤 애플렉 Ben Affleck / 닉 던 역
    로자먼드 파이크 Rosamund Pike / 에이미 던 역
  • release in 23 Octover 2014 / 149min.
  • 20th Centry Fox Presents

이렇게 취향인 영화가 또 있을까 싶을 만큼 좋았습니다.
여기저기 둘러보니 평도 대체로 좋더라구요. 
좋은 영화인 만큼 다양한 해석과 시각들도 존재해, 현대 사회모습과 사이코패스라는 분석으로 풀어가신 분들도 계셨고....
그만큼 먹을 거리가 많은 영화였다는 뜻이기도 할 것 같습니다.


가장 많이 회자되는 건 로자먼드 파이크인 듯.
아니 저런 훌륭한 여배우가 어디서 갑자기 튀어나왔냐며... ㅋㅋ
하여 굳이 저까지 언급할 필요는 없겠네요.


저는 벤 애플렉에 관해 조금 언급을...

저는 벤 애플렉이 연기한 닉이 정말 좋았습니다.
저 얼빵한 빙신같은 남자.
이젠 뒤룩뒤룩 살쪄서 아저씨가 다 되어버려 저를 경악시켠 남자. 
강렬한 빛을 발하는 경악스런 에밀리 캐릭터에 밀려 관객의 호감을 별로 얻지 못하고 질질 끌려다녀서 극중 내내 주인공임에도 그다지 빛을 못 보는 듯한 닉.

그러나 이 모든 것이 다 감독의 치말한 계산과 계획하에 짜여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에이미에게 철저하게 당하는 듯 하지만, 엔딩으로 가면서 조금씩 드러나는 닉이라는 캐릭터의 변화가 굉장히 흥미롭고 두고두고 곱씹어보게 됩니다. 에이미에게 반발하고 거부하면서도 뿌리치지 못하고 끌려가지만 속으로는 점차 에이미에게 동조하는 면모가 드러납니다. 
에이미가 깔아놓은 판에서 선택의 순간에 닉이 어떤 것을 선택하는가 하는 점들을 놓고보면, 이 남자 바보같아 보여도 실은 굉장히 현실적인 계산에 의해 움직이고 있지요. 그리고 그러한 선택들은 '닉 던'이기 때문이 아니라 이기적이고 나약한 '인간'으로서 당연한 것들이기도 하지요.
그런 부분에 대한 적나라한 지적을 던지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후반, 그런 닉의 속마음을 깨달은 여동생이 오열하며 닉을 올려다보는 씬이 있습니다.
내려다보는 닉의 얼굴 반쪽이 완전한 그림자 속에 잠겨있습니다.
닉의 변화가 실체화되는 듯 해 오싹했어요. (제가 아주 개인적 주관적으로 뽑는 베스트 장면입니다.)
에이미는 그 본성이 감추어져 있다 드러나게 되는 캐릭터로 그다지 변화하지 않는 일관적인, 말하자면 상수입니다. 그러나 닉이야말로 그런 에이미라는 환경에 부딛히고 적응하며 변해가는 변수 캐릭터입니다.
그래서 닉이라는 캐릭터가 흥미로웠고, 영화의 엔딩이 좋았습니다.
인간의 심리, 인간의 변화라는 주제는 가장 저를 자극하는 코드거든요.


그리고 그런 닉의 변화가 있기에, 처음과 마지막에 반복되는 독백이 엄청난 무게의 반전으로 다가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P.S.
1) 니들 둘은 진정 천.생.연.분.이다!
2) 사이코패스 살인마...를 쏙 빼고보면, '아내' 입장에서 보는 부부 갈등에 대한 아주 전형적인...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