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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일만큼 비이성적이고 짐승에 가까운 프레디와, 그 반대 지점에 서 있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랭케스터의 관계를 통해 인간의 불완전성에 대해 다루고 있는 영화가 아닌가 합니다.
미친놈같은 프레디의 행동들은 보는 이를 내내 불편하고 불안하게 만듭니다. 그러다 모든 답을 알고 있을 것 같은 렝케스터의 등장은 마음을 탁 놓고 의지하고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키죠. 프레디도 역시 그 '마스터'를 맹목적으로 의지하고 따르게 됩니다.
그러나 그렇게나 완벽할 것 같던 렝케스터는 또 다른 불완전한 인간의 한 모습일 뿐입니다.
포스터를 데칼코마니 모양으로 인물을 배치하고 그 중심에 프레디를 둔 것도 그러한 이유가 아닌가 싶습니다.
만약 네가 마스터를 섬기지 않고 사는 방법을 발견한다면 우리에게 알려주게.
그럼 넌 사상 최초의 인물이니까.
믿었던 렝케스터의 불완전성을 마주하게 된 프레디는 다시 흔들흔들 비틀비틀. 자신의 삶의 지표를 찾아 헤메입니다.
그래서 결론이 뭐냐고 한다면, 저는 영화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배가 지나가며 남긴 옥색 포말에서 찾고 싶습니다.
영화 속에서 몇번이고 반복되는 저 아름다운 궤적은, 저에게 불안정하고 끊임없이 흔들리며 뒤섞이면서도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는, 동시에 미치도록 아름다운 인상을 줍니다.
그런 게 인간이고 사는 것인가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