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쓰메 소세키 저 / 김정숙 역
문학의숲 / 2008년 03월 05일 / 170쪽 296g / ISBN-13 9788995904930


책 빌리러 도서관 들렀다가 나쯔메 소세키라는 이름 보고 그냥 빌려본, 
나쯔메 소세키의 말년 에세이집입니다.

딱히 제가 소세키 팬인건 아닙니다. 그래도 그 문체랄까(-_- 번역본으로 접했을 따름입니다만...) 짧지만 간결하고 핵심을 툭툭 쳐대는 듯한 표현들이 인상적이었거든요.
그래서 그냥 훅 빌렸습니다.


병 때문에 바깥 외출을 거의 못하게 되면서, 자신과 세상을 나누는 서재의 유리문 안에서 정리한 자신의 자잘한 일상들과 과거를 넘나드는 회상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굉장히 개인적인 얘기들이고 단편들이라서 딱히 어떤 스토리적인 재미를 기대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나쯔메 소세키는 이런 사람이구나... 하는 단편들이 느껴지네요. 
이게 에세이의 맛인가 하는 생각을 하며 읽었습니다.
쉽게 쓱쓱 읽히는 책이었어요. 

 
서재에 있는 내 시야는 지극히 단조롭고, 그리고 또 지극히 좁은 것이다.
(중략) 
그러나 내 머리는 가끔 움직인다. 기분도 다소는 변한다. 아무리 좁은 세계라 하더라도 그 나름대로 사건은 일어난다. 그리고 자그마한 나와 넓은 세상 사이를 격리시키고 있는 이 유리문 안으로 이따금 사람이 들어온다. 그게 또 나로서는 전혀 뜻밖의 사람들로 내가 생각도 해 본 적 없는 말이나 행동을 하기도 한다. 나는 흥미에 가득 찬 눈으로 그런 그네들을 맞이하거나 보낸 일조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