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한 권 읽으려고 하면 정말 하세월인 내가 후루룩 읽은 책.
처음 타이틀을 봤을때부터 흥미 깊었는데, 과연. 재미있었다.
흔히들 알고 있듯 조선은 유교사회였다. 여자가 나대면 나라가 망한다고 굳게 믿었던 나라였던 것이다. 일반 평민이라면 그냥 조신하게 살라는 답답함의 문제이지만, 왕비가 되면 또 문제가 다르다. 왕비의 자리는 정치와는 불가분의 관계인데 나대지 말라면 앉아 죽으라는 얘기가 되기 싶상이기 때문이다.
민씨는 동생들을 구하려고 노력했지만 모두 허사였다. 국모의 자리였지만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오히려 국모의 자리에 앉은 것이 모든 화근이 되었다는 뼈저린 아픔만 되새기게 되었다.
… (중략) … 왕후가 된 이후 일등공신이 될 줄 알았던 그녀의 친정 집안은 태종의 왕권강화정책으로 인해 쑥대밭이 되고 말았다.
“도대체 국모의 자리가 나에게 무슨 소용이더란 말이냐!”
조선 초기는 그렇게 한속에 스러져간 왕후들로 그득하다.
그 반동일런가. 조선의 마지막은 외척세력이 화려하게 말아먹었다.
그리하여 관료, 외척 가문들이 뚜렷한 논리 없이 한성부와 왕실을 중심으로 서로 얽히고 옭혀 거대 가문으로 팽창하여 갔다.
이 시기의 왕비들은 대부분 이런 거대한 문중을 대표하여 정계에 전면적으로 나섰다. 그러나 이들은 자시기 자신과 왕실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친정 문중의 세력을 유지하고 확대시키기 위해 나선 것이다. 당시 가부장적인 가치질서체계를 유지하는데 철저하게 봉사한 셈이다.
그 결과 왕비들은 시대를 역항하는 우를 범했다. 왕비들은 아래로부터의 요구와는 정반대로 행동을 했던 것이다.
몇줄의 글로 엿본 조선의 흥망은… 흥미롭지만 또한 참 마음아프게 서늘하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