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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라고 하는 것은 기준을 어디에 두는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겝니다.
제 경우에는 두가지를 포인트로 두고 있었습니다.
이 두가지를 어떻게 해석&처리하는가에 이 영화의 퀄리티가 달려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죠.
첫번째는 침팬지 시저에게서 나타나게 될 심리적 흐름.
시저는 다른 원숭이들에 비해 유복하게 자랐고 사랑과 보호속에서 자랐습니다.
그런 시저가 자신의 현실을 부정하고 혁.명.이라는 노선을 취해야 하는겁니다.
혁명을 일으킨다는 건 어떤 경험일까요. 아마 세상이 깨어지고 발밑이 무너지는, 살아온 세상과 상식에 대한 완전한 부정이 아닐까요.
보호소에서의 현실이 처참했다고는 하나 정작 시저를 괴롭힌 건 외로움과 적대적으로 변한 환경에 있어 보였습니다. 게다가 자신을 길러준 윌은 어찌되었건 시저를 사랑하고 있고 따듯하고 안전했던 집으로 데려오기위해 동분서주합니다.
그 보호소에서 겪은 경험만으로는 시저가 유인원들을 선동해 들고 일어나 왕창 다 뽀샤버리기까지의 모티브로는 좀 약한 것 같은데요.
제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두번째 포인트는,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의 시저와 윌의 관계입니다.
그리고 그 핵심에 있는 것이 시저입니다.
이제부터 인간들이 퍼부울 공격의 축에 시저가 서게 되지 않겠습니다. 시저가 다 버리고 다시 윌에게 돌아오지 않는 한, 원하든 원하지 않든 시저와 윌의 관계는 파탄적인 관계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혹시 다음 시리즈가 또 나올 예정이고 거기서 윌과 시저의 얘기가 계속될 거라면 그건 얘기가 또 좀 달라지겠지만...)
실제 혹성탈출에서 유인원 종족의 성서에는 인간에 대한 경계의 글이 강하게 나옵니다. 닥터 제이우스가 증거를 인멸하면서까지 인간이라는 종족에 대해 보이는 강한 경계도 이 선상에 있습니다.
인간과 유인원의 관계는 그다지 공존이나 평화보다는 서로 경계하고 두려워하는 관계쪽에 가깝지 않을런지....
그럼에도 마지막에 참으로 많이 굉장히 억지스럽게도 훈훈~한 결말을 맞이하는 바람에 좀.... 많이.... 헉... 했습니다.
파국의 결말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헐리우드 영화의 한계를 본 듯한 느낌입니다.
그러다보니 개인적으로는 좀 아쉬운 점이 남는 영화가 되었네요.
* P.S :
첫머리에 밝혔다시피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평가는 달라집니다.
시저의 눈빛 연기는 정말 압권이었지요. 말문 트일때까지 눈빛으로 거의 해결봤으니까요.
시저의 펄쩍펄쩍 날아다니는 모션 & 마지막 액션신의 다이너믹한 연출도 좋았지요.
한가지 좋았던거 더 꼽으라면 첫 씬일까요? '혁명'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그 첫장면에서 다 나왔다고 봐도 좋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