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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맞은 휴일에 즉흥적으로 선택한 영화였습니다.
딴 영화 별로 땡기는 게 없는데 그러면 차라리 알고 있는 내용에, 어느정도 가늠할 수 있는 영화로 가자... 해서 선택한 영화였는데요.
너무 오랜만에 영화를 본 탓인지, 이 영화가 제법 잘 된 영화인지, 오늘의 나와의 궁합이 좋았던 텃인지, 꽤나 취해서 봤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원작 소설에 굉장히 충실합니다. 그래서 보시는 분에 따라서는 이 영화에 실망을 하시는 분들도 있을 거고 좋다고 보시는 분도 있을 것 같아요.
원작에 그저 충실한 영화는 새로움이 없거나 상투적이게 될 수도 있을텐데, 오히려 책을 읽을 때 상상으로만 그려보는 행간을 한 신 한 신 잘 집어내어 재현한 느낌입니다.
제인 에어로 대표되는 그 시대의 여성들이 짊어지고 살았던 삶의 모습이나 카메라 워크를 통해 표현되는 제인 에어의 심리묘사같은 것들(특히 이 표현들이 저는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하나하나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귀에서 리드미컬하게 울리는 시적인 대사들이 조금씩 조금씩 제 마음속으로 스며들어서 어느새 빠져들게 만들더라구요....
로체스터의 마음을 몰라 기쁨과 실망을 오락가락하며 상처입어야했던,
제인 에어의 참고 참았던 속마음이 터져 나올땐 제 가슴도 흔들리는 듯 울컥했어요.
정말 오랜만에 선택해서 본 영화가 이 영화라 참 좋았다고 생각해요.
※ 追記:음악이 또 쩝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