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이어 올해 목표했던 두번째 통필사가 끝났습니다.

 

 

한참 영어 필기체나 고딕체 연습하던 시절 사놓은 영문 동화책입니다.

시큰둥해져 미뤄놨다가, 지난 해 꺼내 든 콘클린 세미플렉스 펜을 사용해보려고 꺼내든 필사였습니다.
마지막엔 FPR로 만년필이 바뀌며 좀 더 잉크 펑펑펑인 상태로 끝을 맺었습니다. 

동화책이라 그림도 많고 문장구조도 단순했습니다. 짧고 쉬운 이야기에 힘입어 글자도 제가 제일 편해하는 모던캘리 스타일로 쭉 이어간 책이라, 상당히 애착을 가지고 진행할 수 있었어요.


콘클린과 이나호(Iroshizuku / Ina-ho)의 꿀조합에 탄력받은게 유효했습니다.
이나호의 매력에 빠지며 이 때 처음으로 잉크의 농담 매력을 만끽하기 시작했습니다. 잉크들이 점점 여리여리한 애들로 넘어가게 된 계기이기도 했어요. (이 때 버밍햄을 알게 된 것이 패착 ㅋ)

컨버터 타입의 이점을 이용해, 세척하지 않고 잉크를 바꿔넣어 색변화를 즐겨보기도 했습니다.

이나호 to 작약 / 치쿠림 to 샐러맨더
위스테리아 to 로즈쿼츠 / 로즈쿼츠 to 발라톤케그

 


이 다음엔, 렐루서점에서 사온 어린왕자 영문 필사가 기다리고 있네요.

현재 콘클린은 휴지기에 들어갔고 피스톤필러인 FPR 자이푸르로 달릴 예정이라, 자연스런 잉크변화를 보기는 어렵겠습니다.
게다가 FPR은 잉크가 정말 콸콸이라 여리하게 맺히는 농담의 효과가 사아알짝 떨어지기도 합니다. 후후... 대신 손에 힘을 덜 줘도 획변화가 확확 일어나니까요.

그건 그것도 기대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