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아모레퍼시픽 사옥에 마련된 APMA에 다녀왔습니다.


알던 - 로비에서부터 맛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거대하게 비워놓은 홀에 중앙의 천정은 격자로 뚫려있고, 위에 투명하게 하늘이 보입니다. 그런데, 실은 그냥 뚫린 게 아니라 위로 물이 있습니다. 

날이 좋아 햇빛이 정말 예뻤는데, 뚫린 창을 타고 물결이 그림자져서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마침 천정 유리를 청소하길래 ^^;; 이런 걸 언제 또 볼까 싶어 찍어봤습니다.




오설록 카페가 둘 입점해있는데, '오설록 1979'이라고 되어 있는 오른쪽 매장은 고급 서비스를 받을 뿐 아니라, 제대로 다도&TEA를 즐길 수 있는 매장인 모양입니다. 현재 유일하게 여기에만 있다고 해요.
천정을 수놓은 독특한 등이 정말 멋있었습니다.

토요일이라 휴관이던 서가. 아아...너무나 들어가 보고 싶더라구요.

일행을 기다리고 있는데, 기둥에 설치된 라이트들이 주기적으로 점멸하더라구요.
저 등은 뭘까... 했는데, 나중에 APMA 들어가 설명을 듣다 보니 저것도 아티스트분의 작품 일부이더라구요.
사람의 신경망을 본딴 프로그램으로 등이 점멸한다는 것 같았습니다.
별건 아니지만 넓고 황량한 공간이 단조롭지 않게 해주더이다.



그리고 오늘의 목적이었던 APMA.
주로 창업주때부터 모은 개인 컬렉션으로 꾸며진 전시였는데... 정말 너무나 좋은 전시였습니다.
작품들이 하나같이 세련되고 강렬하면서 너무 난해하지도 않았습니다.
참고로 앱을 깔고 입장권 뒤의 인증번호를 넣으면 폰으로 도슨트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어폰 하나 챙겨가시면 좋습니다.

초반 전시들은 보는데 정신팔려 거의 사진을 못찍었네요.


벡남준 작가의 작품도 있었습니다.
제가 본 백남준 작품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멋지고 소박한 작업이었습니다. 꽃때문에 좀 너무 기계미디어로 치우치지 않게 느껴진 것 같아요.

중국 작가의 비단실로 둘러싼 오브제 작품인데, 아.... 이런 것도 멋지구나 깨달았어요.


아주아주 강렬했던 UNO LUMINO. 

너무나 멋졌어요.
전기를 먹고산다는 독특한 컨셉의 생명체인데 일제히 꽃이 피면 정말 압도적이더라구요.



그 외의 현대 전시 작품들도, 심플하지만 감각적인 아주 멋진 것들이 가득했습니다.

유리를 겹겹이 쌓아 만든 입체 오브제인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아주 작은 사진/물체 조각들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역시 예술 행위라는 것은 집요함인 모양입니다.


2층에는 아모레퍼시픽 역사관이 있습니다.
아주 큰 건 아닌데 과거 자료들이 굉장히 감각적으로 전시되어 있어, 내용도 내용이지만 이 공간 자체를 만끽할 만했습니다.

  

아모레퍼시픽 제품들을 파는 매장도 좋았습니다.

윈도우쪽의 제품 쇼케이스는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잡지 연출샷에서나 보던 컬러와 전시포맷들이... 쓰러질뻔.

멋짐이 뿜어져 나오는 레스토랑도 하나 있었구요. ㅋ


공간 전체가 너무나 훌륭하다보니, 1층 한 쪽에는 현재 무료로 오픈된 '아모레퍼시픽의 건축가들' 코너도 들러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영상물과 아모레퍼시픽 본사 및 연구소, 공장 등의 건축 사진들로 깔끔하게 꾸며져 있습니다.


지하 애베뉴에는 몇몇 음식점과 카페, 서점, 안경점, 네일샵 등이 입점해 있었습니다.
뭘 먹을까 하다가 작고작은 '리김밥'에 들어가서 먹었는데, 김밥을 베이스로 분식을 기본으로 합니다. 조금 퓨전의 냄새가 나긴 하지만, 아무튼 꽤나 만족스러웠습니다.

그 맞은편의 카페+베이커리인 듯한 '카페알토바이밀도'에서 커피와 궁금한 빵 몇 종을 먹어보았습니다.

겁나 맛나보였는데, 실제론 좀 아쉬웠어요. 뭔가 기교는 잔뜩 부렸는데, 기본이 흔들린 듯한 빵이어서...


날이 좋고 배는 너무 불러서... ㅋ 근처 한바퀴.

mountain gate로 나오니 거대한 조각물이 서 있습니다. 

그저 멋짐의 연속.

푸른 나무와 끝자락에 연두색의 잎파리가 달려 있었습니다.

너무나 멋지고 행복한 봄나들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