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올해 들어 최고의 뻘짓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후유증으로 전신이 다 쑤시네요...
만만하게 봤다가 큰코 다친...


발단은 허리가 점점 더 아파서 침대 매트리스를 새로 산 데 있습니다.
도착 전에 낡은 침대 프레임 꽃단장 좀 시켜보겠다고, 친환경 무독성 어쩌구 하며 좋다고들 하는 던 에드워드 페인트 및 초심자 도구세트를 주문했지요. 

우선 침대 프레임 분리...
허걱.. 곳곳에서 우수수 떨어지는 모래들... -_- 진정 내방은 사막.

프레임의 짙은 월넛색 시트지를 좍좍 벗겨줍니다.
훌렁 훌렁 잘벗겨지네요.


울 아가들 화장실 우선 방안으로 긴급 이동 후, 알몸된 프레임들은 베란다로 고고... 
어서 이 문을 열라며 하염없이 울어대는 꼬리를 무시한 채, 프레임 네 조각을 1,2시간 간격으로 젯소칠. 젯소칠. 젯소칠. 젯소칠.


............ 넉 다운. 가볍게 정신이 가출.
그렇게 손쓸 길 없이 토요일 마감. 



일요일 작업 사진은 없습니다.  페인트가 화이트라 젯소칠한 사진과 그다지 다르질 않네요.
게다가 자고 일어나니 삭신이 온통 쑤십니다. 저의 몹쓸 몸을 확인하며 인테리어 업자분들께 고개 숙여 존경을 표합니다.



칠하기는 대충 점심때까지 마무리 짓고, 저와 아이들은 곤한 잠에 빠지고, 프레임은 베란다에서 뽀작뽀작 말라갑.... 근데 하루종일 비가... (크읔!) 아무튼 말라갑니다.

4시쯤 일어나 손으로 쓰윽 쓰담해보고 델구 들어와 조립.
은은하게 코를 찌르는 아크릴 냄새. 예전에 아크릴 물감 한참 쓰던 시절, 방안에 항상 떠돌던 그 향이네요. 그것도 침대에 눕기 까지는 별로 안납니다. 세상 참 좋아졌군요.



조금 미색인 화이트를 기대했는데, 그냥 화이트네요. 실은 프레임 측면은 아주 밝은 yellow green으로 칠할까 해서 작은 페인트 주문했는데.... 쥐뿔. 화이트 칠하기도 벅찼습니다.

바니쉬를 칠하지 않은 관계로 조만간 여기저기 부딛혀 벗겨지지 싶습니다.
에잉 몰라!

쓰다 안되면 그때 생각하져 뭐...